아버지의 워크맨을 복원해봤습니다
아버지의 워크맨을 복원해봤습니다
오래된 서랍 속을 정리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아버지의 워크맨. 먼지가 가득 쌓여 있고, 겉면에는 기스도 많았지만 이상하게도 마음이 끌렸어요. 요즘 세대에겐 낯설 수 있는 이 작은 기계는, 아버지의 청춘이 담긴 소중한 기억의 상징이었죠. 그래서 저는 결심했습니다. 이 워크맨을 다시 살아 숨 쉬게 만들겠다고요.
1. 먼지와 녹 제거부터 시작했어요
먼저 외관부터 조심스럽게 닦아주었어요. 마른 천과 면봉을 사용해서 구석구석 먼지를 제거하고, 녹슨 배터리 접촉 부위는 식초에 적신 면봉으로 살살 닦았어요. 예상보다 오래 걸렸지만, 조금씩 깨끗해지는 워크맨을 보며 기분이 좋아졌어요. “정말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하는 설렘과 걱정이 교차했죠.
2. 돌아가지 않는 모터, 고장 원인은?
AA 배터리를 넣고 재생 버튼을 눌렀지만… 워크맨은 조용했어요. 아무 소리도, 아무 움직임도 없었죠. 검색을 해보니 모터가 굳어 있을 수 있다고 해서, 뚜껑을 열고 안쪽 기어와 모터를 조심스럽게 확인했어요. 다행히 완전한 고장은 아니었고, 윤활유를 아주 소량 발라서 기어를 몇 번 돌려주자 “윙~” 하는 익숙한 소리가 났어요. 감동 그 자체였어요. 진짜 살아난 거예요!
3. 테이프를 넣자 울려 퍼진 아날로그의 소리
아버지가 남겨둔 옛날 카세트 테이프도 함께 찾았어요. ‘조용필’, ‘산울림’, ‘송골매’ 같은 이름이 적힌 테이프들이었죠. 떨리는 손으로 테이프를 넣고, 이어폰을 연결했어요. 그리고 플레이 버튼을 누르자… 사각사각 돌아가는 소리와 함께 음악이 흘러나왔습니다. 뭔가 뭉클했어요. 단순한 기계복원이 아니라, 아버지의 젊은 시절을 이어주는 연결고리를 만든 느낌이었거든요.
느리지만 따뜻한 기술, 아날로그
요즘은 스마트폰 하나로 모든 걸 할 수 있지만, 워크맨은 달랐어요. 테이프를 넣고, 리와인드를 눌러 되감고, 배터리를 갈아끼우며 듣는 음악은 조금 불편했지만 그만큼 특별했어요. 복원한 워크맨은 지금도 작동합니다. 가끔은 스마트폰 대신 워크맨을 꺼내 옛 감성에 젖어 보곤 해요.
혹시 집에 오래된 기기가 있다면 버리기 전에 한 번쯤 살펴보세요. 단순한 고물이 아닌, 가족의 이야기가 담긴 보물이 될 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