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시계만 파는 우리 동네 골동상점

골목 끝 작은 가게, 시간 속으로 들어가다

우리 동네 구석진 골목 끝, 오래된 붉은 벽돌 건물 1층에 작고 조용한 가게가 있어요. 간판은 “○○시계상회”라고 쓰여 있고, 창문 너머로는 금속 광택이 은은하게 빛나는 오래된 시계들이 가득 보였죠. 궁금한 마음에 문을 열고 들어간 순간,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안에는 벽걸이 시계, 손목시계, 탁상시계, 태엽시계까지 온갖 종류의 옛날 시계들이 가지런히 진열돼 있었어요. 어떤 시계는 1960년대 일본 제품이고, 어떤 시계는 심지어 100년이 넘은 영국산 시계라네요. 초등학생도 쉽게 알 수 있게 설명해주시던 사장님은 “시계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이야기를 품고 있는 친구”라고 말씀하셨어요.

시계 하나하나에 담긴 이야기

시계마다 가격표 대신 손글씨로 적힌 메모가 붙어 있었어요. 예를 들면 “6.25 전쟁 직후 부산 피난민이 썼던 탁상시계”라든지, “1970년대 교장실에 있던 벽시계”처럼요. 단순히 오래된 물건이 아니라, 실제로 누군가의 삶을 함께한 시계들이었어요.

사장님은 고장 난 시계도 정성스럽게 고쳐주셨어요. 태엽을 직접 감고, 조그마한 톱니바퀴를 맞추는 손길이 정말 섬세했죠. 옆에서는 똑딱똑딱 시계들이 서로 다른 소리로 시간을 알려주고 있었어요. 그 소리가 마치 작은 음악처럼 들렸답니다.

디지털 세상에서 아날로그의 매력

요즘은 스마트워치나 휴대폰으로 시간을 확인하는 시대잖아요. 그런데 이곳의 시계들은 전기가 없어도, 와이파이가 없어도 움직였어요.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손으로 감아야 움직이는 시계였죠. 이런 불편함이 오히려 정겹게 느껴졌어요.

어린 친구들도 이곳에 오면 시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어떤 원리로 돌아가는지 직접 체험해볼 수 있어서 참 좋아요. 어떤 초등학생은 여기서 시계를 하나 고르고 매일매일 태엽을 감으며 시간을 보는 습관을 들였다고 해요. 디지털 시대에 보기 드문 장면이죠.

시간을 파는 가게, 기억을 사는 사람들

이 골동상점은 단순히 오래된 시계를 파는 곳이 아니에요. 사람들의 기억, 이야기, 정서를 함께 담아 파는 아주 특별한 가게랍니다. 사장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우리는 시계를 파는 게 아니라, 시간의 흔적을 나누는 거예요.”

시간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흐르지만, 각자의 방식으로 기억되죠. 옛날 시계가 들려주는 ‘똑딱’ 소리는 그 시절을 살아간 사람들의 리듬이기도 해요. 우리 동네에 이런 보물 같은 공간이 있다는 건 참 감사한 일이에요.

혹시 여러분 동네에도 이런 조용한 ‘시간의 가게’가 있지 않을까요? 지나치기 쉬운 골목을 다시 한번 천천히 걸어보세요. 어쩌면 오래된 시계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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